[칼럼] 초등 AI교육, 왜(Why) 필요하고 어떻게(How) 접근해야 하는가_초등AI교육 도입에 대한 견해
- howhyceo
 - 9월 12일
 - 3분 분량
 
이재명 대통령이 25년 9월 11일 밝힌
“초등학교부터 AI교육을 확대하겠다”
는 발언은 교육계와 사회 전반에 큰 화제가 되고 있다. AI가 빠르게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하려는 의지는 분명 의미가 있다. 하지만 동시에 교원단체와 현장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전교조는 디지털 격차 심화, 교사의 업무 부담 증가, 학생들의 학습 과부하를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언론 역시 “과연 초등 저학년에게까지 AI교육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나 역시 이 논의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AI교육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라고 본다. 다만 내가 우려하는 지점은 “초등AI교육, 그 중 저학년 단계에서의 성급한 도입”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단순히 찬반으로 나누기보다는, 왜(Why) AI교육이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How) 도입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Why): AI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이미 AI와 함께 움직이고 있다. 검색엔진, 스마트폰 음성비서, 자동 번역 서비스까지, 아이들조차 무심코 사용하는 기술 속에 AI가 녹아 있다. 앞으로는 더 깊숙이 들어올 것이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학교 교육에서 AI를 배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왜 AI교육이 필요한가?
나는 그 답이 단순히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보지 않는다. AI시대에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 사고력, 창의력, 문제 해결력, 그리고 협업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AI는 도구일 뿐이고, 교육의 본질은 그 도구를 통해 아이들이 더 깊이 사고하고 더 넓게 탐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수학교육과 연결해 보면 이 점이 더 분명해진다. 수학은 단순히 답을 맞히는 학문이 아니다. 문제를 읽고 구조를 파악하며 다양한 풀이 방법을 시도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논리적 사고와 창의적 추론을 키운다. 이는 곧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아내며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방식과도 닮아 있다. 그래서 나는 수학이야말로 AI교육이 가장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교과라고 본다.
어떻게(How): 초등 저학년 AI교육은 ‘놀이’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교과 속으로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다.
AI교육을 초등 저학년부터 본격적인 과목처럼 집어넣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초등 저학년은 아직 학습 습관을 형성하고 기초 문해력과 연산 능력을 익히는 시기다. 여기에 또 다른 과목을 얹으면 오히려 학습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내가 보기에 답은 ‘놀이’다. 초등 저학년의 학습은 놀이와 결합될 때 가장 자연스럽다. 규칙을 발견하고, 친구와 협력하며,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는 놀이 경험 자체가 이미 AI시대 핵심 역량과 연결된다. 예컨대 보드게임에서 패턴을 찾거나, 간단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은 AI적 사고 훈련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조금씩 교과 속에 AI교육을 스며들게 하면 된다. 수학 시간에 AI를 활용해 풀이 과정을 시각화하거나, 과학 시간에 데이터를 분석해 실험을 설계하고, 국어 시간에 AI가 쓴 글을 함께 검토하는 활동이 그 예다. 이런 접근은 AI교육을 별도의 부담이 아닌, 기존 교과를 풍성하게 하는 융합 교육으로 자리 잡게 한다.
왜(Why): 초등AI교육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초등 저학년 단계에서의 성급한 제도화에는 우려가 있다고 본다. 주당 수업 시수는 이미 한정돼 있고, 새로운 교육이 들어오면 기존 교과 시간을 줄여야 하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 무엇보다 아직 기초 학습 구조가 자리 잡지 않은 저학년에게 “AI”라는 이름으로 기술 중심 교육을 밀어 넣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던지고 싶은 질문은 “AI교육을 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왜 지금, 왜 초등 저학년 단계에서 해야 하는가”이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해 ‘놀이 중심의 기초 경험이라면 몰라도, 과목으로 강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어떻게(How): 합의와 설계가 우선이다
AI교육은 서두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가, 교사, 학부모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논의 과정이다. AI교육의 본질은 무엇인지,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하는지, 그리고 교과 속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을지를 충분히 설계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최적의 How는 다음과 같다.
초등 저학년: 놀이와 기초 소양 중심 경험
초등 고학년: 수학·과학·국어 속 AI 활용 활동
중등 이후: 교과와 프로젝트 학습 속 심화된 AI 이해
이런 흐름이라면 AI교육은 부담이 아니라, 아이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확장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결론: How와 Why를 놓치지 말자
AI교육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중요한 건 찬성과 반대가 아니다. 왜(Why) AI교육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그리고 어떻게(How)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핵심이다.
AI교육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게 아니다.
아이들이 AI 시대에 맞는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고, 문제 해결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본질이다. 초등 저학년은 놀이 속 경험에서 출발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과학·국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이 현실적이고 실질적이라고 본다.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보다,
“왜 가르치고 어떻게 스며들게 할 것인가”
다. 이 두 가지 질문에 성실하게 답할 때, 초등 AI교육은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교육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